관례처럼 영창가는 거, 결산 질질 끄는 거, 이유없이 갈구는 거 등등
취침 전 1시간 넘게 진행하는 결산시간만큼은 바꿔야겠다 싶어서
분대장 되자마자 오늘 잘 된 거, 좀 아쉬웠던 거 얘기해주고
내일 업무분장 확인하고 10~20분 만에 끝냈다.
신병 입소할 때 짬순으로 멀리 나가 통제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생각해서
부분대장 때 분대장한테 건의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.
둘 다 짬 안 될 때, 그거 가지고 둘이 엄청 뒷담화했는데 말야.
내가 분대장 되고나서 선임 애들한테 양해 구하고
선임, 후임 조 편성해서 기수마다 교대로 멀리 나가 통제하게 했지.
그게 뭐 대수겠냐마는 나 이등병 땐 그 순간만이라도 민간인 보는 게 너무 간절했으니까.
내가 일병 때 영창을 다녀왔는데...내 밑에 애들은 보내고 싶지 않더라.
내가 마지막이었으면 싶더라고.
그래서 그 때부터 고참들 눈 피해서 수시로 밑에 애들한테 얘기했지.
열받게 하는 훈련병 있으면 직접 잡지 말고 나한테 얘기하라고.
혹시라도 손이 먼저 나가버렸으면 바로 나한테 얘기하라고.
그래가지고...개기는 몇 명이야 쉽게 쉽게 잡아냈는데...
손이 먼저 나가버린 몇 명...그냥저냥 막아내다가
그 중 하나는 흔적이 너무 심하게 남아버려서...
옥상으로 훈련병 데리고 올라가서 담배불 붙여주고 대화로 푼 경우도 있었고...
결국 내가 전역할 때까지 내 밑에 애들 중 영창 간 애들은 한 명도 없었다.
분대장이었을 때, 언젠가 한 번은 넘버3랑 넘버4가 다퉜다는 얘기가 들려서 굉장히 화가 많이 났었지.
넘버4는 일병 때 지네 중대 고참한테 개기다가 쫓겨나서 우리 중대로 전입온 놈인데
넘버3가 워낙 잘 챙겨줘서 평소 친형제처럼 지내던 놈들이었거든.
내 밑에 애들끼리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하필 믿었던 그 두 놈이 그랬다는 거야.
그래서 그 날 저녁, 본부중대에 있는 탁구장으로 둘을 불러다 앉혀놓고 얘기했지.
뭐 믿었는데 너무 실망했다 뭐 그런 얘기었겠지.
근데, 넘버4가 고개를 숙인 채 갑자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. 죄송하다면서...
얘기 알아들었구나 싶어서 둘이 다 털고 나오라 하고 먼저 나왔다.
내 군생활을 돌이켜보면...
애들이 워낙 착하고 똘똘해서 군기라는 것을 딱히 잡아본 적도 없고 필요성도 못느꼈다.
후임한테 욕한 게 몇 번이나 되나 싶고, 인상 쓴 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다.
그것도 내가 짬 안 될 때나 그랬지 짬 좀 찼을 땐 뭐...
이런 얘길 사회 나와서 하니까 자기 부대 꼴통들 얘기하면서 내 경험을 신기해 하대?
근데 뭐 나는 암튼 그랬다.
전역 후에 전역한 넘버2, 3, 4후임들이랑 술을 몇 차례 마셨는데...
나 있을 때 그 똘똘하고 착했던 이병, 일병 애들 두세 명이 골칫덩이가 돼가지고
다른 중대로 전출 간 애도 있다는 얘기 듣고 조금 충격은 받았었다.
당시에.
이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네.